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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빌론 리뷰, 광기의 시대를 살아낸 예술가들의 초상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영화 ‘바빌론(Babylon)’은 1920년대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무성 영화에서 유성 영화로의 전환기, 그 격변의 시대 속에서 꿈꾸고 무너진 예술가들의 이야기입니다. 브래드 피트, 마고 로비, 디에고 칼바 등이 출연한 이 작품은 영화 산업의 부흥과 타락, 예술과 자본의 충돌, 그리고 개인의 열망과 시대의 파도 사이에서 일어나는 찬란하고도 비극적인 순간들을 담아낸 감각적 서사입니다.열정과 탐욕, 영화의 시작은 혼돈이었다‘바빌론’은 영화가 아직 산업으로서 자리를 잡기 전, 꿈과 야망, 광기와 퇴폐가 뒤섞인 할리우드 초기 시대를 무대로 펼쳐집니다. 1920년대, 무성영화 시대의 정점에 있던 영화 산업은 기술의 변화와 함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고, 이 변화는 곧 예술가들의 명멸, 그리고 새.. 2025. 6. 7.
주먹왕 랄프 리뷰, 픽셀이 담아낸 정체성과 우정의 모험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주먹왕 랄프(Wreck-It Ralph)’는 아케이드 게임 속 캐릭터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독특한 설정을 바탕으로, ‘역할’과 ‘정체성’, 그리고 ‘진정한 영웅’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게임 속 악역이라는 낙인을 벗고자 하는 랄프의 여정을 통해, 이 영화는 유쾌하고 다채로운 시각적 세계 안에 감정의 깊이를 녹여내며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 감동을 선사합니다.“나는 악당이지만 나쁜 사람은 아냐” — 역할을 넘은 자기 찾기‘주먹왕 랄프’는 단순한 유쾌한 애니메이션이 아닙니다. 그것은 ‘정해진 역할’이라는 틀 안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존재의 몸부림을 담은 이야기이며, 우리 모두가 삶에서 한 번쯤 고민해 봤을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집니다. 주인공 랄프는 30년째 ‘.. 2025. 6. 7.
이터널 선샤인 리뷰, 기억을 지워도 사랑은 남는다 미셸 공드리 감독과 찰리 카우프만 각본의 ‘이터널 선샤인(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은 사랑과 이별, 기억과 존재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독창적 로맨스 영화입니다. 한 연인이 서로의 기억을 지우기로 결심하면서 벌어지는 심리적 여정을 통해, 이 작품은 단지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통찰을 감각적인 연출과 함께 선보입니다.기억 속에서 다시 만나는 사랑‘이터널 선샤인’은 단순히 이별한 연인의 아픔을 다룬 영화가 아닙니다. 그것은 한 사람의 의식 속에서 벌어지는 감정의 파노라마이며, 사랑이라는 감정이 어떻게 기억이라는 그릇에 담겨 우리 안에 남아 있는지를 탐색하는 이야기입니다. 영화는 주인공 조엘(짐 캐리 분)이 전 여자친구.. 2025. 6. 6.
캐롤 리뷰, 시대와 규범을 넘은 사랑의 형상 토드 헤인즈 감독의 ‘캐롤(Carol)’은 195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서로 다른 삶의 궤적을 걷던 두 여성이 만나 사랑에 빠지면서 겪게 되는 감정의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낸 로맨스 영화입니다. 동명의 소설 『The Price of Salt』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당시 사회의 억압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피어나는 사랑의 아름다움과 그로 인한 고통을 감각적으로 묘사하며, 시대를 초월한 감정의 진실을 이야기합니다.눈빛 너머의 떨림, 진실한 사랑이 시작되다‘캐롤’은 1950년대 뉴욕의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백화점 점원 테레즈(루니 마라 분)와 이혼을 앞둔 상류층 여성 캐롤(케이트 블란쳇 분)의 우연한 만남에서 시작됩니다. 영화는 이들의 감정이 어떻게 변화하고 깊어지는지를 섬세한 시선과 절제된 연출로 따라갑니.. 2025. 6. 6.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리뷰, 색채와 이야기로 빚은 우아한 풍자극 웨스 앤더슨 감독의 대표작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The Grand Budapest Hotel)’은 독특한 색감과 대칭적인 미장센, 재치 있는 대사와 속도감 있는 전개로 전 세계 영화 팬들의 사랑을 받은 작품입니다. 20세기 초 유럽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유산 소송과 모험극을 그려낸 이 영화는, 겉보기에는 유쾌하지만 이면에는 전쟁과 계급, 시대의 상실에 대한 씁쓸한 풍자를 담고 있어 깊은 감정의 울림을 남깁니다.잃어버린 시대의 우아함을 복원하는 시도2014년 개봉한 은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하고 유쾌한 코미디 영화처럼 보이지만, 실은 20세기 초 유럽의 상실된 낭만과 문명을 애도하는 우화입니다. 영화는 세 가지 시간대를 넘나들며 진행되는데, 가장 중심이 되는 시간은 1930년대의 어느 허구의 동유럽 국가 .. 2025. 6. 6.
올드보이 리뷰, 복수와 운명의 기이한 미로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Oldboy)’는 2003년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한국 영화입니다. 폐쇄된 공간에서 시작되는 복수의 서사는 점점 인간의 내면, 기억, 운명, 금기된 진실로 확장되며, 장르를 초월한 서사와 감각적인 연출로 충격과 감동을 동시에 안겨줍니다. 이 리뷰에서는 ‘올드보이’의 서사 구조, 상징성, 연출, 그리고 우리가 마주한 질문에 대해 분석해보겠습니다.철창 안에서 피어난 질문, 인간이란 무엇인가‘올드보이’는 단순히 한 남자의 복수극으로 시작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복수의 정체는 더욱 모호하고 복잡해집니다. 주인공 오대수(최민식 분)는 어느 날 갑자기 이유도 모른 채 15년간 감금되고, 석방된 이후 자신을 가둔 사람과 그 이유를 찾아 나섭니다. 관.. 2025. 6.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