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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학교는 리뷰 – 좀비 속 성장통

by overinfo 2025. 6. 26.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은 학교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좀비 아포칼립스를 통해 10대 청소년들의 생존, 우정, 트라우마, 그리고 성장이라는 테마를 녹여낸다. 단순한 좀비물 이상의 사회적 은유와 청춘의 복잡함을 동시에 담은 웰메이드 드라마다.

지금 우리 학교는 리뷰

학교는 지옥이었고, 지옥은 곧 현실이었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2022년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이 작품은 갑작스럽게 퍼진 좀비 바이러스로 인해 폐쇄된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생존을 위해 싸우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표면적으로는 좀비 재난물의 외형을 갖추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10대들이 겪는 불안, 고립감, 집단 내 서열, 왕따 문제 등 다층적인 사회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작품은 좀비라는 초현실적 존재를 통해 현실보다 더 날카로운 현실을 비추는 거울로 기능한다. 주인공 청산과 남온조를 비롯한 학생들은 단지 생존만을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좀비보다 더 무서운 인간의 이기심, 권위주의, 무관심과도 맞서야 한다. 학교라는 공간은 원래 안전과 배움의 장소여야 하지만, 드라마는 이 공간을 가장 취약한 장소이자, 폭력의 기점으로 그려낸다. 드라마는 첫 장면부터 일상적 공간에서 재난이 시작되는 충격을 강하게 부여하며, 시청자를 단숨에 몰입하게 만든다. 초반의 긴장감 넘치는 탈출극은 곧 인물 간의 갈등, 희생, 우정으로 확장되며 단순히 좀비물로서의 재미를 넘어 감정적인 깊이를 더한다. 특히, 극 중 학교의 구조와 감염 경로를 통해 작가가 얼마나 섬세하게 서사를 설계했는지를 엿볼 수 있다. 서론에서는 ‘지금 우리 학교는’이 단순한 좀비 액션물이 아니라, 학교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회적 문제를 극단적으로 증폭시켜 보여주는 청춘 드라마로 기능함을 강조한다. 드라마는 좀비보다 더 무서운 건 어른들의 무관심과 사회 구조적 폭력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청소년기의 상처와 성장통을 강렬하게 묘사한다.

 

좀비보다 무서운 건 인간이었다

‘지금 우리 학교는’이 특별한 이유는, 좀비라는 장르적 소재를 단순히 공포와 생존의 도구로만 사용하지 않고, 인간성과 사회 구조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으로 확장시켰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감염된 학교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은 단순히 생존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드라마 속 좀비는 신체적으로 위협적이지만, 더 무서운 것은 위기 상황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이다. 이기심, 배신, 무관심, 권력의 남용 등이 좀비보다 더 끔찍하게 묘사되며, 이는 시청자에게 단순한 스릴 이상으로 도덕적 불편함과 고민을 안겨준다. 대표적으로 교사와 정치인의 무책임한 대응은 위기를 오히려 증폭시키며, 청소년들이 얼마나 쉽게 버려질 수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인물 간 관계 역시 이 작품의 중요한 축을 이룬다. 청산과 온조, 남라, 수혁, 나연 등 다양한 캐릭터는 각각 다른 배경과 성격을 지녔으며, 극한 상황에서 서로 갈등하고, 또 협력하며 성장해간다. 특히 나연의 에피소드는 개인의 선택이 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그녀의 잘못된 판단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고, 이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감정적 성장과 도덕적 책임의 문제로 확장된다. 또한, 부모 세대와 청소년 세대 간의 단절 역시 중요한 주제다. 감염 사태가 확산되는 동안, 학교 밖의 어른들은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학생들을 구조하는 데도 소극적이다. 이는 위기의 순간, 아이들이 스스로를 지켜야만 하는 한국 사회의 또 다른 단면을 보여준다. 본론에서는 ‘지금 우리 학교는’이 인간 내면과 사회 구조의 어두운 면을 적나라하게 조명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단순한 좀비 드라마를 넘어 인간 존재와 공동체 윤리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음을 분석했다. 이 드라마는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민낯을 치밀하게 그려내며, 청소년이라는 존재를 다시금 돌아보게 만든다.

 

성장은 피와 눈물 속에서 이루어진다

‘지금 우리 학교는’의 진정한 가치는, 파괴적인 재난 속에서도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켜내려는 청소년들의 몸부림을 통해 성장의 의미를 되짚어준다는 데 있다. 극중 인물들은 끊임없는 죽음과 상실 속에서도 서로를 지키려 노력하고, 때론 이기심에 휘둘리기도 하지만 결국은 공동체를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선택의 순간들이야말로 이 드라마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이다. 이 작품은 “성장”이라는 단어의 실체를 매우 냉혹하게 제시한다. 성장은 결코 아름답고 낭만적인 과정이 아니다. 오히려 타인의 죽음, 신뢰의 붕괴, 끔찍한 죄책감, 고통과 맞닿아 있다. 청산과 온조는 서로에게 남겨진 마지막 생존자이자, 유일한 감정의 버팀목이 된다. 이들은 처음보다 훨씬 단단해지고, 무언가를 잃은 자만이 가질 수 있는 깊이를 갖게 된다. 마지막 회에서 주인공들이 폐허가 된 학교를 바라보는 장면은 단순한 여운을 넘어서, 우리 사회가 여전히 청소년에게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를 질문한다. 학교는 더 이상 안전한 울타리가 아니라, 때론 잔혹한 전쟁터가 될 수 있음을 상기시킨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남는 이들이 ‘어른’이 아니라, 여전히 보호받아야 할 아이들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지금 우리 학교는’은 좀비물이라는 장르적 외형을 빌렸지만, 그 중심엔 인간과 성장, 그리고 사회적 비판이 녹아 있는 작품이다. 이 드라마는 “우리 사회는 위기 속에서 누구를 지키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스릴과 감동, 사회적 메시지를 동시에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좀비보다 무서운 건 결국, 서로를 외면하는 인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