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의 자전적 에세이 『오늘도 나아가는 중입니다』는 그동안 언론과 여론의 중심에 있던 저자가 직접 자신의 목소리를 담아낸 책입니다.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큰 관심을 모았지만, 동시에 그 평가 역시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이 글에서는 책 자체가 가진 문학적 요소와 구성 전략, 그리고 서사적 한계를 중심으로 중립적인 입장에서 분석해보고자 합니다.
자기 서사의 문학적 구성과 서술 전략
『오늘도 나아가는 중입니다』는 자서전이자 에세이 형식을 띠고 있으며, 조민이라는 개인의 시선을 통해 한국 사회의 거대한 논쟁을 되짚는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문학적 구성 면에서 보면, 이 책은 매우 전형적인 ‘자기 서사’의 형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서두에서는 자신의 일상과 가족에 대한 묘사로 시작하여,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건의 중심으로 독자를 끌어들이는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특히 조민은 자신의 감정을 직설적으로 표현하기보다는 비교적 절제된 어휘와 평이한 문장을 사용함으로써 독자의 해석 여지를 남기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문학적 표현보다는 보고서나 일기 같은 문장 구조가 많으며, 이는 저자의 진정성을 강조하려는 전략으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또한 가족, 친구, 사회에 대한 관찰이 삽화처럼 간간히 등장하면서, 단조로울 수 있는 서사에 리듬을 부여합니다.
이 책의 문장력은 고도로 문학적인 수준이라기보다는 일상적이고 설명적인 성격에 가깝지만, 그로 인해 오히려 독자에게 솔직한 인상을 남긴다는 평가도 존재합니다. 특히 논란이 많았던 사건들에 대해서는 설명을 최소화하고 감정적 서술로 대응하는 부분이 눈에 띄며, 이 점은 문학성보다는 인간적인 진술에 방점을 둔 전략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서사적 강점과 감정의 거리 두기
이 책에서 가장 뚜렷한 서사적 강점은, 저자가 끊임없이 ‘일상성’으로 복귀하려는 시도를 한다는 점입니다. 사건 중심의 회고록이 아닌, 일상 속에서 조용히 이어가는 삶을 보여주려는 노력이 책 전반에 나타나 있습니다. 예컨대 카페에서의 일, 친구와의 대화, 독서, 반려견과의 시간 등은 일반적인 독자의 삶과 접점을 형성하며 공감대를 이끌어냅니다.
이는 사건의 주인공으로서가 아닌, '사회적 존재로서의 개인'으로 자신을 재정의하려는 시도로 읽을 수 있습니다. 문학적으로 볼 때, 이러한 ‘일상으로의 복귀 서사’는 자서전의 본질에 부합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독자들은 극적인 전개보다는 서서히 축적되는 감정, 반복되는 일상의 묘사 속에서 저자의 인간다움을 발견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은 동시에 서사의 밀도와 서사적 깊이를 제한하는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고통, 갈등, 반성 등의 중요한 감정이나 갈등 요소가 때로는 표면적으로만 처리되며, 깊은 내면 묘사나 문학적 전환점이 부족하다는 점은 비판적으로 짚을 수 있습니다.
즉, 독자가 저자의 입장을 깊이 ‘공감’하기보다는 ‘관찰’하게 되는 거리감이 존재합니다.
한계와 사회적 반응의 분열
『오늘도 나아가는 중입니다』는 출간 즉시 화제가 되었고,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진입하며 독자들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이 ‘문학적 작품’으로 평가되기에는 넘어야 할 문턱이 명확합니다. 그 핵심은 독자에게 진정한 사유의 확장을 유도하는가입니다.
책은 조민 개인의 목소리를 담아낸 귀중한 기록임은 분명하지만, 문학의 핵심 요소인 서사의 보편성, 상징성, 다층적 해석 측면에서는 한계가 드러납니다. 자전적 글쓰기의 특성상 주관적 진술이 많을 수밖에 없으며, 이로 인해 독자는 특정 사건을 둘러싼 다양한 시각을 얻기보다는 하나의 관점만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문학적 글쓰기는 때로 ‘나’보다 ‘너’를 더 고민해야 하는 장르이기도 하기에, 이 책의 서사 구조는 일정 부분 자기완결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회적 반응 또한 극명히 엇갈렸습니다.
일부는 조민의 용기 있는 고백과 회복을 응원했고, 또 다른 일부는 공감할 수 없는 서사로 판단했습니다. 이러한 반응은 단순히 책의 내용 때문이 아니라, 저자와 관련된 사회적 맥락, 특히 가족의 공직 이력과 사법적 논란이 독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입니다.
문학은 독자를 감동시키는 동시에, 때로는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는 도구이기도 합니다. 『오늘도 나아가는 중입니다』는 이러한 문학의 역할보다는, 자기표현의 도구로 기능하며, 그 안에서 문학성과 진정성, 대중성과 사회성이 교차하는 지점에 위치한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조민의 『오늘도 나아가는 중입니다』는 자전적 서사로서의 의미는 분명하지만, 문학적 깊이와 보편성 측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남깁니다. 독자의 시선은 문학을 넘어 사회적 맥락까지 포괄하며 이 책을 읽게 되기에, 중립적이고 비판적인 독서가 필요한 작품입니다. 논란을 넘어 ‘이야기 그 자체’로 접근하고 싶다면, 감정이 아닌 문장과 구조로 이 책을 바라보는 시도를 해보시길 권합니다.
결론
조민의 『오늘도 나아가는 중입니다』는 자전적 서사로서의 의미는 분명하지만, 문학적 깊이와 보편성 측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남깁니다. 독자의 시선은 문학을 넘어 사회적 맥락까지 포괄하며 이 책을 읽게 되기에, 중립적이고 비판적인 독서가 필요한 작품입니다. 논란을 넘어 ‘이야기 그 자체’로 접근하고 싶다면, 감정이 아닌 문장과 구조로 이 책을 바라보는 시도를 해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