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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수업 리뷰 – 선택과 책임의 무게

by overinfo 2025. 6. 27.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은 청소년 범죄를 중심으로 한 현실적인 이야기 속에 인간의 본성과 선택, 그리고 그에 따른 책임을 담아낸 작품이다. 생존을 위해 비정상적인 선택을 감행한 고등학생 주인공의 이야기 속에서, 시청자는 도덕과 현실 사이에서의 괴리와 질문에 직면하게 된다.

인간수업 리뷰

 

선택은 자유지만, 책임은 피할 수 없다

‘인간수업’은 2020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대한민국의 범죄 드라마로, 기존의 청소년 드라마와는 완전히 다른 결을 지닌 작품이다. 표면적으로는 고등학생들이 중심인 이야기지만, 그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고등학생 오지수는 성실하고 조용한 학생이지만, 학교 밖에선 불법 성매매 알선이라는 중범죄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부모의 보호 없이 살아남기 위해 자신만의 생존 방식을 택했고, 이 비극적인 설정이 곧 이 드라마의 핵심 메시지를 형성한다. 작품은 ‘범죄’라는 소재를 선정했지만, 단순한 자극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숨겨진 인간의 심리와 윤리적 딜레마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특히 지수가 저지르는 범죄는 자발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 배경에는 방임된 가정, 경제적 불평등, 사회적 단절이 존재하며, 이는 시청자에게 단순히 ‘잘못’이라 비난하기 어렵게 만든다. 서론에서는 ‘인간수업’이 다루는 주제의 무게를 강조하며, 이 작품이 단순한 청소년 범죄 드라마가 아닌, 현대 사회가 만들어낸 시스템적 결함과 개인의 생존 전략이 충돌하는 지점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드라마라는 점을 조명한다. 이 드라마는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시청자에게 끊임없이 던진다.

 

무너진 도덕의 경계, 그 안에 선 인간

‘인간수업’의 가장 큰 특징은 선과 악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주인공 오지수는 겉보기엔 조용하고 모범적인 학생이지만, 생존을 위해서는 법과 윤리를 넘나든다. 이러한 설정은 시청자에게 끊임없는 도덕적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우리는 그를 비난할 수 있는가?”, “그가 선택한 삶은 오로지 그의 책임인가?” 이러한 질문은 작품을 보는 내내 따라붙는다. 지수는 단순한 범죄자가 아니다. 그는 극도로 계산적인 동시에, 감정적으로 불안정한 인물이다. 그의 조력자인 ‘선일’ 역시 폭력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지만, 지수를 지키기 위해 움직이기도 한다.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이중적인 면모를 지니며, 그들은 모두 스스로가 ‘옳다’고 믿는 방식으로 움직인다. 그러나 그 신념이 사회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는 지점에서, 드라마는 강한 긴장감을 형성한다. 지수의 범죄는 결국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며 무너지기 시작한다. 같은 반 친구 배규리는 지수의 이중적인 삶을 알게 되고, 점차 그 범죄의 공범이 되어간다. 배규리는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부모의 통제와 감정적 결핍 속에서 자신만의 반항심을 지닌 인물이다. 그녀의 선택은 지수보다 더 충동적이며, 위험하다. 이들의 관계는 단순한 공범 이상의 복잡한 감정선과 인간 심리의 혼란을 보여준다. 작품 속 어른들은 대부분 무책임하거나 무능하다. 교사는 학생의 삶에 무관심하고, 부모는 아이에게 관심을 두지 않거나 아예 부재하다. 이처럼 청소년들이 직접 범죄를 기획하고 실행에 옮기게 되는 구조는, 결국 사회적 보호망의 실패를 상징한다. ‘인간수업’은 이러한 현실을 단호하게 비판하며, 개인의 윤리 이전에 사회의 역할과 책임을 되묻는다. 본론에서는 ‘인간수업’이 인간 내면의 어두운 본성과 선택의 윤리에 대해 어떻게 다층적으로 접근하는지를 설명한다. 이 드라마는 단순히 범죄의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범죄의 시작부터 붕괴까지, 그 과정을 통해 시청자 스스로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무책임한 사회 속, 책임지는 청소년들

‘인간수업’의 결말은 결코 명확하지 않다. 지수는 범죄가 드러나고 난 후에도 온전히 처벌받거나 구원받지 않는다. 그는 도망치고, 피하고, 때로는 체념한다. 하지만 그 안에는 분명한 감정의 흔들림과 깨달음이 있다. 그는 자신이 만든 시스템 속에서 결국 자신도 피해자가 됨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 깨달음은 곧 시청자에게도 강한 질문으로 다가온다. “이 아이를 만든 건 누구인가?” 드라마는 단 한 번도 지수를 영웅으로 포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끊임없이 그를 추락시키며, 그 속에서도 인간적인 연민을 유도한다. 이는 단지 캐릭터의 입체성을 위한 장치가 아니다. 그것은 곧 이 사회가 청소년들에게 요구하는 ‘성공’과 ‘자립’이라는 이름의 무거운 짐을 보여주는 것이다. 보호받지 못한 아이가 어른보다 더한 책임을 지는 현실, 그것이 ‘인간수업’의 가장 날카로운 메시지다. 이 드라마는 단순히 범죄를 다룬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현대 사회에서 ‘도덕’이라는 것이 얼마나 상대적인 것인가, 그리고 그 도덕의 경계가 어떻게 선택과 책임의 무게로 이어지는가에 대한 치열한 성찰이다. 이 작품은 시청자에게 극도의 불편함을 주면서도, 그 불편함을 통해 반드시 질문하게 만든다. “나는 올바른 선택을 하고 있는가?”,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질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인간수업’은 제목 그대로, 인간이 되기 위한 고통스러운 수업이다. 그 수업은 누구도 예외 없이 겪는 것이며, 때로는 피할 수도, 도망칠 수도 없다.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우리는 진짜 어른이 되어간다. 그리고 진짜 어른이 된다는 것은,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