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웡카(Wonka)’는 로알드 달의 고전 소설 『찰리와 초콜릿 공장』 속 기이하고 신비로운 캐릭터 윌리 웡카의 젊은 시절을 그린 프리퀄 영화로, 환상적인 비주얼과 음악, 유쾌한 상상력이 조화를 이루는 작품이다. 단순한 기원담을 넘어, 꿈과 현실, 상상력과 자본주의의 경계를 넘나들며 ‘웡카’라는 인물이 어떻게 마법 같은 초콜릿 세계를 구축하게 되었는지를 감성적으로 풀어낸다. 팀 시차메의 연기와 감독의 따뜻한 연출이 어우러져 동화적 매력이 가득한 영화다.
초콜릿보다 달콤했던 꿈, 웡카의 시작
‘웡카’는 수많은 이들에게 이미 익숙한 캐릭터지만, 그가 어떻게 초콜릿 제국을 세우게 되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영화는 바로 그 ‘기원’에 주목한다. 젊은 시절의 윌리 웡카(티모시 샬라메)는 전 세계를 여행하며 독특한 재료를 모으고,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초콜릿을 만드는 재능을 가진 청년이다. 하지만 그의 꿈은 쉽게 실현되지 않는다.
초콜릿 산업을 독점한 어른들의 세계, 욕망과 위선이 가득한 상인들, 그리고 순수한 열정을 경계하는 사회 속에서, 웡카는 상상력과 따뜻한 마음만으로 맞선다. 이 영화는 그의 첫 시도, 첫 좌절, 첫 친구, 그리고 첫 번째 환상을 보여주며 웡카라는 인물이 왜 지금의 ‘웡카’가 되었는지를 감정적으로 풀어낸다.
특히 영화의 초반부는 동화적 톤과 뮤지컬적 장면 연출을 통해 웡카의 순수한 꿈을 한 폭의 그림처럼 보여준다. 세상을 바꾸겠다는 큰 포부가 아니라, 단지 사람들에게 행복을 선물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출발하는 이 작은 시작은, 오히려 지금의 경쟁적이고 냉소적인 세상 속에서 더욱 큰 울림을 준다.
이렇듯 ‘웡카’는 캐릭터의 기원을 그리되, 단순한 설명에 그치지 않고, ‘왜 사람은 꿈을 꾸는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품고 있다. 서론에서 이 영화는 단지 초콜릿의 환상이 아니라, 상상력과 선의가 세계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한 조용한 선언이다.
상상력과 자본주의의 충돌, 그리고 소년의 윤리
‘웡카’는 한편으론 동화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본주의 시스템과 상상력의 충돌을 섬세하게 다룬다. 웡카가 도착한 도시는 이미 ‘초콜릿 카르텔’이라 불릴 만큼, 소수의 기득권이 초콜릿을 독점하고, 새로운 진입자를 철저히 배제하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웡카의 초콜릿은 독창적이고 혁신적이지만, 그것이 팔리려면 ‘허가’와 ‘인정’이라는 사회적 시스템을 통과해야 한다. 이는 현실의 창업자, 예술가, 청년 세대가 마주하는 장벽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영화는 이 불합리한 구조 속에서 웡카가 타협하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길을 개척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웡카는 정면 돌파보다는 우회와 상상력, 유머와 협동을 통해 벽을 넘어선다. 그 과정에서 만나는 조력자들—노에 박사, 해군 출신 세탁부, 거지로 위장한 식물학자 등—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웡카를 도우며, 연대의 힘을 강조한다. 특히 중반 이후 웡카와 옴파룸파(휴 그랜트)의 만남은 영화의 전환점이 된다.
옴파룸파는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방식으로 재해석되어 등장하며, 웡카의 윤리적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영화는 이 시점을 기점으로 환상적인 초콜릿의 세계가 본격적으로 확장되며, 웡카만의 가치관이 구축된다. 그는 ‘맛’이나 ‘이윤’이 아닌 ‘마음’과 ‘경험’을 중시하는 방식으로 브랜드를 만들어간다.
이것은 오늘날 감성 소비, 윤리적 소비의 시대를 예견한 서사이기도 하다. 본론에서 ‘웡카’는 어린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상상의 서사로, 어른들이 직면한 사회적 딜레마를 은유적으로 해석해 내며, 꿈과 자본 사이의 갈등을 감성적으로 해부해 낸다.
웡카가 전하는 메시지: 세상은 조금 더 달콤해질 수 있다
‘웡카’는 결국 관객에게 묻는다. “당신의 초콜릿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가?” 그것은 단지 디저트나 상품이 아닌,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전하고 싶은 마음, 나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바꾸고 싶은 열망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이 영화는 웡카가 자신의 이상을 지키면서도 어떻게 그것을 현실로 만들었는지를 보여준다.
단순한 성공담이 아니라, 거절과 실패를 겪으면서도 순수함을 잃지 않는 한 소년의 이야기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웡카가 자그마한 가게를 열고, 사람들의 미소 속에 자신의 초콜릿을 전하는 모습은 환상적이면서도 현실적이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거대한 힘이 아니라, 작지만 진심 어린 행동이라는 메시지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티모시 샬라메는 이 역할에서 기존의 웡카 이미지에 신선한 감수성을 더하며, 단지 괴짜가 아닌 이상주의자이자 행동하는 몽상가로 웡카를 재해석해냈다. 영화는 뮤지컬적 요소와 비주얼을 통해 동화적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잊고 있던 감정을 환기시킨다.
경쟁과 효율, 논리와 계산에 지친 현대인에게 이 영화는 잠시 멈춰서 ‘왜 처음에 그것을 하기로 마음먹었는지’를 돌아보게 만드는 힘을 지녔다. ‘웡카’는 단지 달콤한 이야기의 기원이 아니라, 꿈꾸는 일이 여전히 가능하고 가치 있다는 믿음을 되살리는 이야기다.
그래서 영화가 끝났을 때, 우리 마음속에도 조그만 초콜릿 가게 하나가 생긴 듯한 따뜻함이 남는다. 그것이 바로 웡카가 남긴 진짜 마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