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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 리뷰 – 외모 너머의 진심이 만들어낸 따뜻한 연결

by overinfo 2025. 5. 27.

스티븐 크보스키 감독의 ‘원더(Wonder)’는 선천적 안면기형을 가진 소년 어기 풀먼이 일반 초등학교에 입학하며 겪는 성장 이야기이다. 외모로 인해 세상과 벽을 마주했던 소년과 그의 가족, 친구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변화해 가는 과정을 통해, 영화는 진정한 배려와 공감, 용기와 우정이 무엇인지를 진심 어린 시선으로 그려낸다. 다름은 결코 약점이 아닌, 관계를 시작하는 용기의 씨앗임을 알려주는 따뜻한 작품이다.

원더 리뷰

 

“넌 눈에 띄어,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야” – 다름으로부터 시작된 이야기

‘원더’는 ‘다름’이라는 단어로 시작된다. 주인공 어기 풀먼은 선천적인 안면기형으로 수십 차례의 수술을 받으며 살아온 소년이다. 평생을 헬멧으로 얼굴을 가리고 살아왔고, 집에서 엄마가 직접 교육해왔던 어기는 어느 날 처음으로 공립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그는 스스로 말한다. “나는 평범한 얼굴이 아니야. 하지만 내 안은 모두와 같아.” 이 대사는 영화의 핵심을 압축한다. 우리는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지만, 진짜 ‘나’는 그 안에 있다는 메시지다. 영화는 단지 어기만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진행하지 않는다. 어기의 누나 비아, 친구 잭 윌, 전학생 줄리안, 엄마 이사벨라, 아빠 네이트까지 각기 다른 시선과 감정을 따라가며 구성된다. 이러한 서사적 구성이 특별한 이유는, 다름을 겪는 이의 고통뿐 아니라, 그 다름을 대하는 주변인의 혼란, 상처, 성장도 함께 조명하기 때문이다. 서론에서 ‘원더’는 장애나 외모 차별을 직접적으로 고발하는 대신, 그 속에 담긴 인간의 감정과 선택의 무게를 섬세하게 꺼내며, ‘다름’이 곧 ‘연결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따뜻하게 제시한다. 그리고 그 가능성은 누군가의 첫인사, 한마디 말, 한 번의 선택에서 비롯된다.

 

다름이 관계를 흔들 때, 용기는 어디서 오는가

어기의 학교생활은 예상대로 순탄치 않다. 그는 처음부터 친구들의 시선과 수근거림을 감당해야 하고, 일부 아이들은 그를 두려워하거나 멀리한다. 그러나 영화는 이 상황을 과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현실적으로 그려낸다. ‘줄리안’이라는 소년은 대놓고 어기를 괴롭히지만, 그 역시 가정의 교육과 사회적 편견에서 자유롭지 않다. 또 다른 인물 ‘잭 윌’은 처음엔 어기와 친구가 되지만, 다른 아이들 앞에서 무심코 어기를 조롱했다가 관계가 틀어진다. 이 과정은 어기만이 아닌, 잭 역시 성장해 가는 여정이다. 누나 비아도 마찬가지다. 비아는 항상 가족의 중심이 어기였기에, 자신이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소외감을 안고 살아간다. 그러나 그녀 또한 자신만의 아픔과 성장을 겪는다. 영화는 이처럼 ‘원더’를 단순한 장애 아동의 감동 서사로 만들지 않는다. 대신 그 아이를 둘러싼 모든 이들의 감정과 선택, 그리고 변화까지 섬세하게 조명한다. 가장 감동적인 순간 중 하나는, 과학캠프에서 어기가 자신을 조롱하던 아이들을 맞서 이겨내고, 친구들과 함께 힘을 합쳐 대처하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단순한 영웅서사가 아니라, 어기가 공동체 안에서 당당히 자신을 드러내고, 인정받는 순간이기도 하다. 본론에서 ‘원더’는 ‘용기’란 단지 크고 영웅적인 행동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매일의 작은 선택과 태도, 마음의 자세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아이들의 관계를 통해 진심 있게 보여준다.

 

진짜 배려는 상대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것이다

영화의 마지막, 어기는 졸업식에서 ‘특별한 사람상’을 받는다. 교장 선생님은 말한다. “우리는 외모로 누군가를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 그의 행동이, 그의 마음이, 진짜 모습을 말해준다.” 이 장면은 단순한 수상 장면을 넘어, 영화의 메시지를 가장 명료하게 전달하는 장면이다. 어기는 얼굴이 다르다. 하지만 그는 친절하고, 용기 있으며, 웃음을 잃지 않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것이 누군가를 친구로 만들 수 있는 충분한 이유가 된다. 이 영화는 사회가 요구하는 ‘정상’이라는 기준이 얼마나 편협했는지를 드러낸다. 또한, ‘다름’이라는 단어가 주는 부담을 어떻게 희망으로 바꿀 수 있는지를 감정적으로 설득한다. ‘원더’는 눈물을 요구하지 않는다. 대신, 잔잔하게 마음을 흔든다. 누군가를 대할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배려는, 그를 바꾸려고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임을 일깨운다. 어기는 특별한 존재가 아니다. 그는 그저 자신답게 살았고, 그 모습이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였을 뿐이다. 이 진실이야말로 우리가 다시 되새겨야 할 삶의 가치다. ‘원더’는 모든 어른과 아이가 함께 봐야 할 영화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어기의 말을 우리는 기억하게 된다. “친절은 언제나 옳은 선택이에요.” 그 말은 단지 아름다운 말이 아니라, 삶을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