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사냥개들 리뷰 – 정의라는 이름의 폭력

by overinfo 2025. 6. 28.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은 권투 선수 출신 청년들이 얽히게 된 고리대금의 세계 속에서 정의와 폭력, 그리고 인간의 도덕적 경계에 대해 질문하는 액션 누아르 드라마다. 스타일리시한 액션과 묵직한 주제의식이 결합된 이 작품은 단순한 선악 구도를 넘어선 복잡한 인간 군상을 보여준다.

사냥개들 리뷰

 

정의는 누구의 몫인가, 폭력은 어디까지 정당화될 수 있는가

‘사냥개들’은 2023년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김주환 감독이 연출하고 우도환, 이상이, 허준호 등이 출연한 작품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스타일리시한 액션이 전면에 내세워진 장르물이지만, 실상은 그 이면에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사회적 드라마이기도 하다. 주인공 건우와 우진은 권투선수 출신 청년들로, 부당한 고리대금업에 맞서 싸우기 위해 사설 금융 회사에 들어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서사의 중심은 명확하다. 약자를 착취하는 거대 사채 세력, 그리고 그들에 맞서는 청년들의 싸움. 그러나 단순한 영웅 이야기로 치부하기엔 이 작품은 훨씬 복잡한 감정과 현실을 품고 있다. 주인공들이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택한 방식은 폭력이다. 그 폭력은 상대의 악행을 멈추게 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또 다른 폭력을 부르고, 더 큰 싸움으로 번져나간다. 작품은 이 폭력의 정당성에 대해 쉽게 답하지 않는다. 오히려 계속해서 시청자에게 묻는다. “이건 정말 옳은 일인가?”, “폭력으로 맞서 싸우는 것이 정의로운가?” 주인공들이 그려내는 세계는 법과 질서가 무력한 공간이며, 그 틈을 메우는 것은 결국 주먹이라는 원초적 수단이다. 이 세계에서 ‘정의’는 법보다 더 불확실하며, 때로는 분노와 복수심에 기반한 ‘사적 정의’로 바뀐다. 서론에서는 ‘사냥개들’이 단순한 액션 드라마가 아니라, 폭력의 윤리와 정의의 경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드는 드라마임을 강조한다. 이 작품은 우리가 흔히 믿고 따르는 정의라는 개념이 얼마나 모호하고, 누군가의 입장에서는 정반대가 될 수 있는지를 강렬하게 보여준다. 즉, ‘사냥개들’은 권선징악의 도식이 아닌, 복잡한 인간 군상과 윤리적 질문으로 시청자를 사로잡는다.

 

사냥개가 된 청춘, 복수인가 생존인가

‘사냥개들’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감정은 분노와 절박함이다. 건우는 어머니가 고리대금업자에게 사기를 당해 병원비를 잃고, 이를 계기로 어둠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된다. 반면 우진은 건우의 친구이자 파트너로서, 정의감과 충직함이 강한 인물이다. 이 두 사람은 처음엔 정당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점점 폭력의 수단을 받아들이게 되고, 더 나아가 스스로 ‘사냥개’가 되어버린다. 작품은 사채업과 같은 금융 범죄가 단순한 불법이 아니라, 인간의 삶 전체를 파괴할 수 있는 시스템적 폭력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피해자들은 경제적 약자이며, 법은 이들에게 실질적인 보호를 제공하지 못한다. 그 틈에서 태어난 것이 바로 ‘사냥개들’이다. 그러나 이 사냥개들은 결코 영웅이 아니다. 그들은 끝없이 고민하고, 후회하고, 때로는 무력해지기도 한다. 이 드라마의 묘미는 강렬한 액션 장면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등장인물의 표정, 대사, 침묵에서 묻어나는 복잡한 감정들이 작품의 진짜 힘이다. 건우와 우진이 서로를 의지하며 점점 성장해 가는 과정, 허준호가 연기한 최 회장의 인간적인 고뇌와 아픔, 그리고 악역 김명길(박성웅 분)의 광기 어린 이중성은 이 드라마를 단순한 선악 대결로 몰아가지 않게 만든다. 또한 작품은 청춘이 처한 구조적 한계를 날카롭게 짚어낸다.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나선 주인공들이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오히려 더 큰 범죄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되는 현실은 우리 사회의 불공정을 날것 그대로 드러낸다. 사냥개가 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세계. 그 세계 속에서 주인공들은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다. 본론에서는 ‘사냥개들’이 단순한 액션 활극이 아니라, 폭력의 양면성과 인간 본성, 그리고 청춘의 무력함을 보여주는 심도 있는 작품이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분석하였다. 특히, 복수심과 생존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는 인물들의 모습은 시청자로 하여금 감정적 몰입뿐 아니라 도덕적 판단을 끊임없이 유도한다.

 

폭력의 시대, 우리는 어떤 정의를 꿈꾸는가

‘사냥개들’의 결말은 단순한 승리로 마무리되지 않는다. 악은 무너졌지만, 그 과정에서 남은 상처는 깊고, 복구되지 않는다. 주인공들은 정의를 실현했지만, 그 대가는 너무나 컸다. 친구와 가족을 잃고, 스스로의 영혼마저도 파괴될 뻔했다. 드라마는 결코 그들의 선택을 미화하지 않는다. 오히려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묻는다. “정의는 과연 누구의 몫인가?” 이 작품은 폭력을 사용하는 모든 장면마다 그것이 타당했는지를 묻고, 그 이후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폭력은 수단일 뿐이며, 그 수단이 때론 누군가에게 정당화될 수 있으나, 결과적으로 또 다른 폭력을 낳는 악순환임을 보여준다. 결국 우리가 기대해야 할 정의는 단순히 악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악이 태어나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사냥개들’은 사회 정의를 이뤄내기 위한 개인의 분투를 그리는 동시에, 그러한 투쟁이 지닌 한계와 희생을 낱낱이 보여주는 드라마다. 세상은 이상적이지 않고, 정의는 항상 승리하지 않으며, 그 정의조차 개인의 판단에 따라 왜곡되기 쉽다. 이 드라마는 그 현실을 철저히 직시하면서, 그 안에서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를 끝까지 놓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사냥개들’은 정의, 폭력, 인간성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통해 한국 사회의 단면을 고발하고, 시청자로 하여금 스스로의 가치관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정의를 외치는 목소리는 많지만, 진정한 정의는 어쩌면 그보다 조용히, 성찰 속에서 길러져야 할지 모른다. 우리 모두가 사냥개가 되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은, 주먹이 아니라 ‘사람’ 다운 용기와 연대다.